‎'보편적 정서에 부합하는'이란 것처럼 어려운 말이 없다. 하지만, 상황이 어렵거나 복잡할수록 우린 더욱 더 보편적 정서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사실 세상에 있는 모든 레귤레이션들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보편적 정서라는 것은 자연의 섭리와 일맥상통한다. 거기 산이 있고, 들판이 있고, 강이 흐르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이 복잡해지면서 점점 나무를 자르고 구획을 나누고 강 물줄기를 돌리는 프레임웍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물론 그것들은 기본적으로 보편적인 정서에 의거하여 만들어지지만, 이미 점점 자연스럽지 않게 되어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자연스럽지 않게 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위한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것은 보편성을 잃게 되었다는 가장 큰 증거가 된다.

테크놀로지에는 여러 분야가 있지만 나는 가장 R&D에 많은 투자를 해야하는 부분은 인터페이스 부분이라 생각한다. 발전하기 위해 고민을 해야하는 부분이 바로 UX부분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이 해결해주지 않는 부분이라는 이야기다. CPU의 클럭을 높이는 것은 - 물론 발열과 전력소비부분에 대한 고민은 해야겠지만 - 기술의 발전을 등에 업고 아무런 고민없이 1.2배, 1.5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없는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그 복잡한 하드웨어를 뒤로 숨기고 '무릎 위의 고양이'같은 모습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테크놀로지가 가능하게 하지만 테크놀로지만으로는 택도 없다는 것이 핵심이고,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물론 십수년동안 사람들을 세뇌시켜 시작버튼 같은 것을 보편적인 진리로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십수년이 걸린다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왜 컴퓨터에도 휴지통이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무릎 위의 고양이'를 잊지말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