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공지능을 싫어하는 건가? 웃긴 건 누구보다도 많이 쓰고 있으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거다. 그래서 – 갈비뼈가 아파서 뭣도 잘 못하는 상황이라 – 한번 내가 뭘 싫어하는 건지 가만히 생각해 봤다. 사실 인공지능이라는 건 감정을 가지고 싫어할 대상도 아니니까.

이 포스터는 코지마 감독의 ‘Death Stranding’이라는 게임이다. 얼마 전 두 번째 작품이 발매 되었는데, 나는 이 게임의 스토리에 경외심을 느낀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더 놀라운 건 이 상상의 디테일을 만들고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는 것이다. 내가 상상한 것을 조금도 빈 곳 없이 그대로 전달하고 싶다는 집념.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던 사람들.

인게임에 나오는 스토리 영상 어느 하나도 대충 만든 게 없다. 실제 배우들이 이렇게 불편한 상황에서 감정을 최대한 끌어올려 모션을 캡처하고, 컴퓨터 그래픽 담당자는 그 위에 몇백 번을 돌려보며 다양한 텍스처 맵핑을 해보겠지.

나는 게임의 스토리에서 코지마가 어떤 생각으로 이런 스토리를 빌드업시켰는지, 그 작업을 완성시키기 위해 주변 사람들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배우는 어떻게 연기했는지를 하나하나 찾아본다. 그 작품 뒤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고, 나는 그것들을 보며 작가를, 감독을, 배우를, 프로그래머를 존경하고 사랑하게 된다.

내가 콘텐츠를 사랑하게 된 건 이런 여정이 즐겁기 때문이다. 음악도, 영화도, 글도 모두 그 뒤쪽에 탄탄한 서사가 있고, 그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 물론 모두는 아니겠지만 –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시간을 들인다. 시간을 들인다는 건 그게 어떤 일이든 방망이 깎는 노인 같은 과정을 수반한다. 그들은 자신에게 허락된 유한한 시간의 일부를 콘텐츠와 등가교환하는 것이다. 그것에 어떻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있을까?

최근 빌보드 Country Digital Song Sales 차트에 ‘Breaking Rust’라는 뮤지션의 ‘Walk My Walk’라는 곡이 1위를 차지했다. 이 곡은 A.I가 만들어낸 곡으로, 차트도 그렇고 메가히트라고 보기엔 조금 애매하다. 하지만 바이럴로 꾸준한 히트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곡을 들었을 때 다른 내가 좋아했던 곡들처럼 관심이 갔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곡의 뒤에는 뮤지션의 인터뷰도, 이곡을 만들 때의 상황도, 내가 찾아볼 수 있는 어떤 스토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이곡을 만들어내기 위해 엔지니어, 프로듀서 혹은 작곡가가 수많은 프롬프트를 쓰긴 했을 거다. 초기이기 때문에 엄청난 시간을 들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점점 그 리드타임은 짧아질 테고, 그나마 존재하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고민도 사라지게 되겠지. 그런 고민은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긴 하지만 말이다.


 

내가 싫어하는 게 인공지능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하다. 엔지니어적 관점으로 지금 시대는 새로운 장이 열리는 시기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개인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가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까지 늘어나는 시대. 아직은 디테일이 부족하고 컨트롤이 불완전하지만 그 갭은 점점 줄어들게 될 거다. 창작자들이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러프한 상상력과 키보드만으로 엄청난 산출물들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도 꿈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몸을 움직이던 감독, 작가, 촬영스텝, 배우 그 외 다양한 스태프들의 스토리는 거기에 없겠지. 나는 싫어하는 게 아니라 아쉬워하는 거였다. 사람들의 다이내믹스가 충만한 산출물을 더 이상 만나볼 수 없게 되는 것이 걱정되었던 거다.

사람들이 뭉쳐 함께 일하며 만들어냈던 기운 넘치는 이야기가 결여된 콘텐츠를 나는 어떤 방식으로 즐기게 될까?

 

즐길 수 있을까? 나는 잘 모르겠다.

 

 

2016년 3월 10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두 번째 대국은 첫 대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었어요. 첫 대국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를 경험한 이세돌 9단은 1국 때와 달리 훨씬 더 진지하고 비장한 모습으로 대국에 임했습니다. 1국에서는 다소 여유롭고 가벼운 마음이었다면, 2국에서는 인공지능의 벽과 함께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절치부심하는 모습이었죠. 이세돌의 완승을 예상했던 프로기사들도 1국 이후 충격에 휩싸였고, 2국에 대한 전망은 사람마다 널뛰기하듯 달랐습니다.

 

2국이 시작되었고, 이세돌 9단은 초반부터 실리를 착실하게 쌓아가며 우세를 점하는 듯했습니다. 알파고는 이전 대국과 마찬가지로 아마추어가 둘 법하거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수를 연발하는 것처럼 보였고, 이에 해설진들도 혼란스러워하는 듯했어요. 그러다가 이세돌 9단이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알파고는 좌변에 '어깨 짚기'를 두었습니다. 이 37번째 수는 'Move 37'이라 불리며, 인공지능 영역에서 아주 중요한 이벤트로 간주됩니다.

 

 

어깨 짚기는 무조건 좋은 수가 아닙니다. 주변 배석과의 조화를 고려해야 하며,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해야 합니다. 너무 이르게 사용하면 상대에게 반격을 당할 수 있고, 너무 늦게 사용하면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알파고의 어깨짚기는 기존의 바둑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상식적인 수였어요. 그래서 해설하던 전문가들은 "실수 같다", "이상하다"는 반응이었고, 이세돌도 그다음수를 두기 위해 10분 이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죠.

 

사람들은 대국이 진행되며 'Move 37'의 진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수는 당장의 이득을 위한 수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판 전체의 균형을 바꾸는 절묘한 수였다는 걸 말이죠. 알파고는 이 수를 통해 이세돌 9단의 집을 효율적으로 견제하고,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는 완벽한 전략을 이행했습니다. 결국 이 한 수로 대국의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고, 이세돌 9단은 'Move 37' 이후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패배하게 되었어요. 이세돌 9단은 대국 후 "알파고가 거의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며, "초반부터 한 번도 내가 앞서고 있다고 느끼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로 인해 'Move 37'은 단순한 수가 아닌, 인간의 바둑 공식과 직관을 뛰어넘은 인공지능의 창의성을 보여준 결정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알고리즘 자체가 창의력에 의한 판단을 수행했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를 기반으로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는 계기를 만들어냈다는 것이겠죠. 창의력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과감하게 리얼 월드에서 실행할 수 있어야 그 변화가 만들어집니다.

 

물론 알파고는 'Move 37' 이후의 여러 경우의 수들을 구조의 특성별로 시뮬레이션하며 해당 수가 수만 개의 시뮬레이션 중 하나를 이행하기 위한 첫 수라고 확신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규칙대로 움직이지 않고 변수가 많은 리얼월드에서 그런 시뮬레이션은 간단하진 않겠죠. 중요한 것은 그 정확도를 떠나서 어느 정도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의지 아래 그 수를 바둑판 위에 꽂는 용기라는 겁니다. 안전한, 예전부터 그렇게 해온, 학습된 진리에 복종하지 않고 그런 결정을 내리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을 내가 받아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등장 이래 변화를 만들어낸 사람들은 모두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디뎌 냈고, 의심하지 않고 그것을 밀고 나갔어요.


 

저도 이번 프로젝트에서 'Move 37'을 두었습니다. 새로운 기능으로 진입하는 진입점을 가장 메인 프로세스 안에 배치한 겁니다. 이 새로운 기능은 비즈니스의 근간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도 있지만, 기존에 누구도 그렇게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이게 뭐냐?'라고 불평을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과거 진행하던 일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기능을 인지하고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했죠. 저는 우리 인더스트리에서 이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겁니다.

 

여러분도 생각하고 있는 나만의 'Move 37'이 있나요?

 

두브로브니크의 유니 렌터카 사무소는 비스 호텔의 로비에 있다. 호텔의 로비에 다른 비즈니스의 사무실이 있는 것도 좀 신기하긴 한데, 더 놀라운 건 사무실이 잠겨있었다는 거다. 우리가 렌터카를 반납하러 갔을 때는 오후 세시쯤이었고, 오미스부터 서너 시간을 달려왔기 때문에 꽤 피곤한 상태였다. 아닌 게 아니라 이곳에 렌터카를 반납하러 오는 사람들이면 대부분 자그레브부터 아래쪽으로 며칠을 달려 내려왔을 테니 꽤 지친 상태일 거다. 이곳은 성곽 안쪽의 올드시티 관람이 목적이기 때문에 더 이상 렌터카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관광객은 대부분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렌터카를 반납한다.

 

어쨌든 반납받을 직원이 없기 때문에 바깥에서 기다리려고 호텔 밖으로 나왔는데, 흰 모자를 쓰고 흰 티에 반바지를 입은 한국 사람이 서 있었다. 관광객 말고는 딱히 다른 롤이 떠오르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 물론 우리도 그랬음 - 꽤 화가 났다는 것을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 아마도 렌터카를 반납하러 온 사람일 거다.

 

반납을 해야 하는데 직원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사무실 앞에 전화번호가 붙어 있는데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아요. 이따위로 서비스를 하려면 차라리 때려치우는 게 낫겠네

 

우리와 말하면서, 혼잣말도 하면서, 하여간 분노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사실 그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화가 나지 않았던 이유는 날씨도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도 반납 시간이 오후 다섯 시였기 때문이다. 다섯 시였다면 분명히 조금 화가 났을지도 모른다.

 

 

심리학자 프리드먼과 로젠먼이 제시한 ‘A형 성격’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늘 시간에 쫓기고, 결과를 빨리 내야 한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의 느릿함을 답답하게 생각한다. 이 사람들이 가장 화를 잘 내는 순간은 바로 ‘누군가 자기 시간을 빼앗을 때’이다. 지금 상황이라면 ‘빨리 렌터카를 반납하고 여행을 시작해야 하는데, 누군가가 그것을 막고 있을 때’ 정도 일까? 흥미로운 건, 이런 A형 성격의 사람이 스트레스로 인해 관상동맥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은 일반사람의 두 배가 넘는다는 것이다.

 

사실 나도 일할 때는 자본주의에 의해 길들여진 ‘A형 성격’으로 산다.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업무모드를 벗어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A형 성격’이 MBTI의 J에 가깝다면, 나는 그것과 정 반대편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P인 사람인 것이다. 관상동맥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적지만 인생을 계획적으로 살아가는 건 좀 힘들지도 모른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러고 보면 흰 모자를 쓴 이 관광객은 지금 심결환 질환의 위험이 꽤 높아진 상태일 것이다. 이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계속 대화로 긴장을 풀어줘야 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부담스럽긴 했지만 – 나는 또 극 I 이기도 함 – 렌터카 반납이 몇 시냐고 물어봤다. 기존 상황과 연결되는 자연스러운 질문이다.

네, 저 오후 일곱 시요

..

 

아니 도대체 왜 화가 난거지? 유니렌트의 직원이 ‘A형 성격’이라면 이 상황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난 이걸 안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제목이 너무 유치함. 물론 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긴 하지만 수준 높은 것만 보는 성격이다. 그게 성격인가? 어쨌든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 이후 SNS, 방송, 유튜브, 앨범차트 등 내 알고리즘 내에서 계속 이 애니메이션이 질척거렸다. 안 보려 해도 계속 끼어들어 보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 갑자기 터져버린 탑레벨 여성보컬리스트들의 Golden 커버. 이건 정말 지뢰밭 같아서 건너 다닐 수가 없었음. 간단히 감상을 적어보자면…

 

안유진 – 예쁨, 목소리는 후보정/이펙터/오토튠
바다 – 원조는 원조
마마무 솔라 – 극강 몸떨 파워, 결국 꼬리 내림
엔믹스 릴리 – 완전 쌩 큐레이팅 창법
권순일 – 수컷 돌고래
정은지 – 촌스러움
이해리 – 늘 잘 부르지만 감동이 없음
소향 – 시끄러움
박다혜 – O.S.T 부른 사람 같음
려욱 – 꼬너비 꼬너비
양진모 – 무서움
박혜원 – 음이 남네
Andrea Obeld(UNDY) – 가장 이상적인 골든
수현 – 안경 애니메이션이 웃김
소유 – 하지 말지
민영 – 사나이
김보경 – 사나이 2
박기영 – 노래 잘 부르는 아줌마
민아 – 거기 왜 반음 높임?
베라 아르바이트생 – 왜 아이스크림을 푸고 있는지 모르겠음
에일리 – 내 마음의 국내 골든 탑
타블로 – 골든 X 골병든 O

 

권진아의 보컬은 비단 위 옥구슬 같음. 그런데, 왜 ‘골룸’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애니메이션도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음.

그녀는 저녁을 먹는 내내 억울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고 했다. 누구든 언제나 무언가에 억울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오롯이 그녀의 것이니 스스로 극복할 수 있기를 속으로 응원해 주면 된다. 그렇게 안주를 묵묵히 먹고 있는데, 다른 친구가 눈치 없이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러냐고 묻는다. 왜 저래? 하지만 그녀는 마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오랜만에 주말에 친구와 저녁을 먹으러 맛집을 찾아갔다고 한다. 긴 웨이팅 끝에 겨우 자리에 앉았고 친구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깐 자리를 비웠는데,

그 사람이 걸어오는 거야

몇 년 전 그녀가 사귀다가 헤어졌던 남자친구. 그 옆에는 새로운 여자친구도 함께였다. 그녀는 당황했다고 한다. 친한 친구와 식사만 하자고 만난 상태라 차림새가 후줄근했기 때문이다. 마침 친구도 화장실에 가서 마치 외톨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최악이었다. 심지어 그와는 좋게 헤어진 것도 아니었다. 아니 다시 만나면 욕이라도 쏘아붙여주고 싶을 정도였다. 심지어 이런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준비했던 대사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태라니! 그녀의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하얘졌고, 마치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그는 그녀를 보았지만 안 본 것처럼 지나치고 있었다. 그녀는 외치고 싶었다.많은 친구들의 식사 요청 중 하나를 힘들게 선택해 나온 상황이라고, 그리고 그 애는 지금 막 화장실에 갔다고, 머리도 그때보다 꽤 길러서 에어랩으로 세팅하면 라푼젤처럼 예쁘고, 멋지게 차려입으면 지금보다 두세 배는 근사하다고 말이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참았음. 어쨌든 그녀는 욕보다 그런 상황설명이 더 시급했던 것 같다.

 

 

그렇게 그녀가 영겁 같던 시간 속에 굳어있는 동안, 그는 식당을 한 바퀴 돌고는 여자친구와 함께 나가버렸다고 한다. 그녀는 자괴감에 뇌가 녹아내리는 것 같았고, 이후 화장실에서 돌아온 친구가 한없이 미웠다. 친구가 옆에만 있었어도 그렇게 막대기처럼 앉아서 사마귀처럼 불쌍한 표정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 텐데… 배가 아프면 약 먹고 집에서 쉴 것이지 왜 간다고 해서 이런 사달이 나게 한 걸까? 물론 저녁을 먹자고 한건 그녀이긴 했지만 말이다. 적어도 메뉴는 시키고 화장실에 갔어야 했다. 물론 먹고 싶은 메뉴는 이미 다 정해두었다고 한 것도 그녀이긴 했다. 어쨌든 얄미웠다.

 

그런 복잡한 상황인 줄도 모르고 그녀의 친구는 그녀에게 무엇을 시켰냐고 물어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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