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에서는 시스템 개발작업이 끊이질 않는다. 예산작업 할 때도 팀마다 수개의 뉴 프로젝트는 기본. 새로운 기능 몇 개 더하는 것으로는 성이 안찬다. 하지만, 새로 만들어진 시스템으로 얼마나 ROI가 나고있는지에 대해 지표를 만들고 관리 및 측정을 하는 것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이런 상황 하에서 매니저들은 올해도 승인해야 하는 수억에서 수십억이 되는 프로젝트들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

매니지먼트는 프로젝트를 승인하기 위해 프로젝트 산출물이 가져올 비즈니스 인핸스먼트와 수행 비용을 저울질 한다. 하지만, 업체가 들고온 견적서의 비용만으로 괜찮은걸까? 

요즘 FTA 발효 이후 각 기업들은 MS/IBM/오라클의 라이센스 감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이들은 테스트 서버의 OS나 어플리케이션 라이센스까지 샅샅히 긁어 받아가려 하고 있고, 기업들은 유야무야 넘어갔던 테스트 서버나 개발툴의 라이센스 비용 때문에 내년 예산이 올해 IT예산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비대해졌다. 이게 다 빌어먹을 외국 기업들 때문이라 생각한다면 조금 마음이 편해질 수는 있겠지만, IT예산을 콘트롤해야 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자세인 것은 자명하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에 개발비만을 고려해온 것은 이땅에서 이미 한두해가 아니다. 심지어는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개발하러 들어오는데 개발툴은 개발자들이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허다하다. 과연 유지보수 할 때에는 그 툴을 사용하지 않을까? 이는 비단 인더스트리쪽 만의 책임은 아니다. 프로젝트를 수주하러 들어오는 IT업체들의 견적서에 개발툴이 들어가있던 적을 본적이 거의 없다. 비용을 낮추기 위해 기업쪽에서 유지보수시 신경써야 할 부분들을 모조리 생략하고 들고오는 것이다.

보통 프로젝트를 이행하는데 개발비/하드웨어 비용/솔루션 라이센스 비용 외에도 개발툴 라이센스 비용 등이 들어간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행 후 유지보수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다. 하드웨어는 테스트환경 및 UAT환경 구축비용을 추가해야 원활한 유지보수를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어플리케이션 라이센스 비용은 모두 각각 따로 산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각 서버나 솔루션들은 라이센스 비용의 리뉴얼도 고려해야 하고, 유지보수 계약도 맺어야 한다(이는 시스템의 보험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해당 OS나 솔루션들이 업그레이드 되는 경우에도 적지않은 비용이 들며, 솔루션들의 인터페이스들이 크게 변경되는 메이저 업그레이드인 경우 시스템의 보수가 필요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추가 개발된 시스템에 대한 유지보수 인력도 내부에서 책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수행비용 외에도 프로젝트 수행 비용의 수% 혹은 수십%의 비용이 매년 고정비로 나가게 된다. 프로젝트 도입 당시에는 추가 내부 맨파워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지만, 완료 이후 해당 시스템에 유지보수 인력이 붙게되는 것은 너무 빈번해서 특별히 강조할 필요도 없다. 제대로 해오고 있었다면 한해 수개에서 수십개의 프로젝트를 하는 회사의 경우 IT예산이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된다. 제대로 해오고 있지 않았다면 앞으로 수십개의 눈덩이를 맞을 각오를 해야한다. 오라클 라이센스비용만 해도 장난이 아니니 말이다. 

신규 시스템의 개발인 경우 위처럼 고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만큼의 ROI를 내고 있는가에 대해 측정하고 평가하는 작업을 소홀히하면 안되는 것이다. 물론 도입 이전에 면밀한 타당성 검토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보통 프로젝트의 타당성 검토를 하게 될 때 가장 많이 제시되는 것은 맨파워의 세이브 효과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이후 실제 인력이 줄어드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프로젝트의 효과가 분명히 있더라도 사람을 줄이는 일은 여러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은? 결론은 물론 각자 내려야 한다. 

회사의 상황에 따라 전략은 달라질 수 있고, 예산이 충분한 경우라면 여러가지 시도를 다양하게 해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점점 비대해지는 IT예산을 콘트롤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만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프로젝트의 본질을 이해하고 매번 도입 시 마다 인텔리전트한 잣대로 점검하지 않으면 안된다.

 점점 힘든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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