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WWDC의 방향성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봅니다.
OS X가 요세미티에서 앨 캐피텐으로, iOS가 ver 8에서 9로, watchOS가 1에서 2로 버젼업되면서 전체적으로 큰 변화보다는 디테일에 치중한 마이너 업그레이드들로 완성도를 높여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패드나 맥북의 아이댄티티의 진화를 위한 Split Screen기능이나 뮤직 서비스의 확장 같은 굵직한 변화도 포함하고 있으며, 개발자적 관점에서 큰 의미를 지닐 통합개발을 위한 Swift의 ver 2의 소개 및 오픈소스화도 언급되었습니다.
이번 WWDC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deep linking과 app indexing을 통해 앱의 독립성 및 닫힌 정보관리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입니다. 이는 이미 google에서도 작년부터 활발히 연구 및 적용되고 있습니다. 앱 내에서만 독립적으로 관리되던 컨텐츠들을 일정 규칙으로 인덱싱하여 통합검색에 노출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app indexing이며, 웹에서의 하이퍼링크로 앱 내의 컨텐츠로 연결해주는 것이 deep linking 입니다. 이는 앱이 더 이상 독립적인 블랙박스가 아닌 웹과 유기적으로 seamless하게 상호작용 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로, 모바일 프레임웍에서는 큰 컨셉의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앱을 만드는 개발자들은 이제 '어떻게 앱에 좋은 기능을 잘 구현할까'에 더불어, '어떻게 웹 및 앱들과의 상호작용을 설계할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껍니다.
또 하나는 Proactive라는 단어가 잘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이제 모바일 디바이스는 시키는 일을 잘 수행하는 역할에서, 사용자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예측하고 제시하는 단계로 진화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google에서는 구글나우를 통해 비슷한 개념의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죠. 사용자가 무릎을 칠만한 적절한 제시를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여러 과거 액티비티 데이터들을 효율적으로 분석하여야 합니다. 이 데이터들을 학습하여 사용자의 패턴을 분류해내고, 다시 현재의 환경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황에 부합하는 제시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퇴근 즈음 근처 정류장에 집에가는 버스 도착시간을 보여준다던지 하는 것이죠. 이 부분은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 인프라나 기법의 발전을 기반으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애플에서는 위의 개념들을 기존 OSX나 iOS의 아이댄티티를 유지한 채로 자연스럽게 진화시키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Keynote를 봐도 알 수 있듯이 OSX나 iOS는 점점 닮아가고 있습니다. iCloud를 통한 단순한 데이터 연계로 시작되었던 seamless 컨셉은, 두 OS가 하나로 닮아가서 결국은 하나의 경험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습니다.
iPad Air 2부터 적용되는 Spilt Screen기능(멀티태스킹)은 동일한 UX로 OS X에도 적용이 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 멀티윈도우가 가능한 OS X에서 Spilt Screen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는 효율적인 UX에 대한 끝없는 시도(멀티태스킹을 수행하는데에는 기존의 윈도우 방식 보다는 Spilt Screen이 훨씬 직관적이고 효과적이며 MS에서 먼저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바일과 랩탑이라는 서로 다른 디바이스에서도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의지입니다. 게다가 이런 노력을 사용자 경험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Swift이라는 단일 개발 프레임웍을 같이 제시하여, 개발자들이 최소한의 노력으로 OS X와 iOS를 연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이번에는 기존에는 별도였던 OS X와 iOS 개발자 프로그램을 통합한 프로그램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시작했죠)
Keynote에서는 위의 큰 컨셉 하에 여러 세부 기능들을 차곡차곡 소개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시간 날 때 Apple.com에서 하나하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개발자적 관점에서는 UI 테스트프레임웍이 xCode에 추가된 것이 반가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조각조각 대단한 것은 하나도 없네' 싶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매번 볼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음에는 어떤 내용들이 소개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