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첫 장은 무려 하와이의 Kauai에서 달리는 이야기입니다. 초입에 MD에 레코딩한 Lovin' Spoonful의 Daydream and Hums of the lovin' spoonful 앨범을 들으면 달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회사 쪽으로 걸을 때 이 앨범을 들으면서 걸어봤습니다. 저는 봉짝봉짝 이렇게 리듬감 있는 음악을 들으며 걸을 땐 비트에 걸음을 맞추지 않을 수 없는데, 아마 작가는 달리고 있었으니 저보다 딱 두 배의 스텝을 더 밟고 있지 않았을까요? 역시 음악을 들으며 뛰는데 스텝을 박자에 맞추지 않는 것은 상상할 수 없으니까.
MD라고 하면 저도 한 10년 전 미친듯이 플레이어나 디스크들을 사 모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MP3 플레이어도 나름 매력은 있지만 역시 뭔가 가벼운 기기라는 느낌을 벗어날 수 없는데, MD는 디스크를 집어 넣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철컥철컥 기계 부품들이 구동되는 소리가 들려 감동하게 됩니다.
(철컥철컥) 자 디스크 구동부를 젖히고, 모터는 광자기 디스크를 최고 속도로 돌리라구. 자 자 헤드는 어서 디스크로부터 데이터를 읽어들이고.. 어쩌구저쩌구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방식은 MP3와 같은 디지털 방식이지만 왠지 카세트 플레이어를 사용하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한번 분해해서 그 촘촘히 보드에 박혀있는 부품들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이걸 만든 사람들은 타임머신도 만들 수 있겠는걸?'했을 정도로 아름다왔습니다만.. 지금은 생산 중지가 되었죠.
자자 달리지는 않더라도 걸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