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려고 하는 일

위치기반 서비스에 대한 고찰

zstus 2013. 2. 13. 11:15




정보 기반의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고객에게 더 준비된 상태에서 서비스할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 정보를 기반으로 한 두 스텝 더 진입된 상태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던지, 고객의 미래 행동을 예측하여 먼저 서비스를 준비한다던지 하는 것이 그 것이다.

정보는 최신 정보일 수록 유용하다. 그것이 현재의 상태 정보라면 더할 나위도 없다. 그 중 비교적 최근에 사용률이 높아진 정보가 바로 위치정보다. 과거에도 위치정보는 유용하게 사용되었지만, 대부분은 정지되어 있거나 이벤트에서 한참 떨어진 시간에 수집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지도에서 매장의 위치를 보여주거나, 카드사용정보를 통해 고객동선 히스토리를 유추하는 것들이 그런 것이다. 

고성능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탑재되어있는 여러 기능들을 활용한 서비스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유용한 것이 바로 GPS를 통한 실시간 위치정보를 활용한 것들이다. 

위치는 액션이 발생하는 장소다. 다른 말로 표현 하자면, 고객의 행동이 발생하는 현장이다. 시간/인물과 함께 이벤트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은 이벤트 등록기능을 보아도 알 수가 있다. 이 위치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수많은 서비스들을 만들어내거나 그 서비스들의 향상된 버젼을 재창조할 수 있게 된다.

이 위치정보 활용 서비스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바로 포스퀘어(Foursqeare:https://foursquare.com)다. 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보다도 포스퀘어가 더 연구가치가 높고 새로운 서비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기존의 메시징이나 블로그 혹은 커뮤니티의 단순화 혹은 발전된 형태로써의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의미가 있지만, 새로운 정보 기반의 SNS 서비스를 만들어낸 포스퀘어의 아이디어는 전자들과는 다른 창조적 신선함이 있다.

포스퀘어는 정보를 공유하는 SNS의 기본공식을 따르고 있지만, 기존 SNS의 시간개념(트위터의 타임라인을 생각해보라)에 위치정보를 결합하여 보다 돈독한 실시간적 유대관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단지 동일한 시간에 함께 이야기하는 것에 더해 지금 내 주변에 그들이 있다는 것 혹은, 과거 어느 시간에 그들이 지금 나와 같은 장소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과거에는 추가적인 노력없이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정보(정보라기 보다는 느낌)다. 거기에 더해 내가 소유하려면 턱도 없는 빌딩이나 공공시설등을 소유할 수 있는 게임적인 요소를 포함하여, 특별한 컨텐츠의 제공 없이도 고객들이 서로 지속적인 컨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게 만든다.

iOS에서도 이런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OS 기본기능으로 집어넣고 있는데, 위치 기반의 To Do나 PassBook이 그것이다. 기존의 To Do를 보면 모두 시간이 기본이다. 특정시간이 되면 이벤트가 발동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저녁 때 집에서 뭔가 인터넷쇼핑으로 주문을 해야지'했다면, 집에 도착해 있을 시간을 예측하여 To Do를 생성했다. 하지만, 퇴근을 못해 To Do를 재 지정하거나 클리어해버리고는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 할 수밖에 없었다. 미래 시점의 상태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애플에서는 To Do에 위치정보 활용하여 현재 내 위치가 어디를 벗어나거나, 어디에 진입했을 때 To Do가 발동하는 발상의 전환을 해냈다. 

옛날에는 보통 사람들이 데스크탑에서 작업을 했는데, 내 위치가 변해도 그 위치를 감지할 수 없고 감지한다 해도 그 To Do 워닝은 고정되어있는 그 데스크탑에서 발동할 테니 위치기반의 이벤트 발동이 의미가 있을리 없다. 하지만, 인프라는 변했고 이제는 사람들이 디바이스를 들고 다니면서 To Do를 보고, 그 디바이스에는 GPS가 달려있어 내 현재위치를 쉽게 알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변하는 인프라를 감지하지 못하면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해낼 수 없다.

패스북도 마찬가지다. 쿠폰이나 카드를 하나의 앱에서 관리하는 개념은 iOS에 개발자라면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있고(리얼월드의 지갑의 컨셉이고 새로울 건 하나도 없다.), 그런 카드관리 앱은 앱스토어에 넘쳐났다. 애플에서는 이 개념에 위치정보의 활용을 더했다. 해당 쿠폰이나 티켓 혹은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위치가 되면 폰에서 메시지를 보내주는 것이다. '이 근처에 이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데요?'라고 물어보며, 사용자가 터치만 하면 바로 그 카드나 쿠폰을 띄워 준다. 위치정보를 활용하여 접근성을 높여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나도 4년전 쯤 회사 설계사들이 쓰는 시스템에 위치정보를 활용한 기능을 만들어 넣은 적이 있다. 그 때는 데스크탑용 웹이었기 때문에 지도 위에 고객의 위치들을 보여주어 하루종일 움직일 동선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었다. 나름 신경을 써서 만들었지만, 그 당시에는 직관적으로 거리 등을 확인해서 가장 짧은 동선을 만들어줄 수 있게 하는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2년전 쯤 모바일로 해당 기능을 포팅하게 될 때에는 나의 현재위치 정보를 활용해서 지금 내 근처에 있는 고객들의 리스트를 보여줄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다. 이제 설계사들은 고객과의 약속이 취소되었을 때 버튼 하나로 근처의 다른 고객을 쉽게 찾아 컨택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변경된 인프라가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다.

하지만, 단지 인프라에 대한 이해만으로 위와 같은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기능들을 실제 세상과 연결시킬 수 있는 인문학적 접근이 이런 새로운 기능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위치정보 기능의 존재 이전에 왜 위치나 장소가 사람 사는 세상에 중요한 요소인지를 먼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비즈니스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